베를린 지하철서 한국 유학생 부부, 인종차별·폭력 피해

베를린 지하철서 한국 유학생 부부, 인종차별·폭력 피해

 

베를린 지하철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수도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인종차별과 성희롱, 폭행 등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6일(현지시간) 이 유학생 부부에 따르면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 U7 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 같은 칸의 독일 시민으로 보이는 한 성인남녀 무리로부터

"코로나"라는 발언을 여러 차례 듣게 되었는데요.

 

유학생 부부는 불쾌한 내색을 했지만, 남성 3명과 여성 2명으로 구성된 이 무리의 한 남성은

"코로나, 해피 코로나 데이, 코로나 파티"라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어 이 남성은 부인 김모 씨에게 "섹시하다", "결혼은 했느냐"라고 말하면서

손을 입술에 가져가며 키스하는 행동을 취한 데다 혀를 날름거리기도 했습니다.

 

베를린 유학생 부부 인종차별 폭력 사건의 경찰 접수 서류

남편 이모씨는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고, 그 사이 무리는 도망쳤으며
김씨는 이들을 쫓았고, 그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습니다.

무리 중 한 남성이 김 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하면서 팔뚝을 세게 잡았고,

다른 남성은 이씨를 밀치며 침을 뱉었습니다.

이 상황을 목격한 지하철 기관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환승장에 있던 여성 2명이 붙잡혔습니다.

이 여성들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을 들었다며 적반하장 격으로 경찰에게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이를 들은 경찰은 부부에게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고 합니다.
부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찰이 '육체적인 폭력이 아니라 코로나라고 비웃는 것은

인종차별이 아니다'라고 해 말문이 막혔다"며 "경찰관에게 '독일 경찰의 공식 입장으로 봐도 되느냐'라고

물으니 그때서야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시 경찰이 사건 접수도 하려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유학생 부부는 현장에서 주독 한국대사관 긴급 영사전화를 했고,

대사관 측이 경찰과 통화한 뒤에야 경찰은 사건 접수하기로 했습니다.